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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3월 12일 토요일

대륙의 중문화 능력은 대단합니다.

올해 들어 하고 있는 작업은 패미컴 게임을 한글화하는 일입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타이틀인지 밝힐 수는 없습니다만, 반드시 한 작품은
완성해서 배포하겠다는 열의를 불태우고 있는 중입니다.

일단 한글패치가 아직 없는 게임을 하나 골라서 일본어 원판 롬을 열심히
확장하고 대사를 추출해서 번역한 다음, 어셈을 천천히 분석하는 중이었는데....

중문화 롬이 5-6년 전부터 버젓이 나와 돌아다니고 있는 것을 며칠 전에야 알았지
뭡니까! OTL

부랴부랴 중문화 롬을 받아서 대충 훑어봤더니 세상에....
한자를 출력할 수 있게 롬 구조를 완전히 재구성하고 폰트 출력 루틴을 바꿔버렸더군요.

이건 게임을 완전히 분석해서 다시 만든 수준인데 기껏해야 원본 어셈 코드를
깨작깨작 수정하는 것만 생각하고 있던 저로서는 충격과 공포를 느꼈습니다.

더 충격적인 것은 그런 작품이 한 두개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젤다의 전설/드래곤 퀘스트/파이널 판타지/파이어 엠블렘 같은 유명 시리즈는
물론, 반숙영웅이나 라그랑주 포인트, 심지어 오타쿠의 성좌 같은 게임까지 완벽 중문화한걸 보고 있자니 이루 말할 수 없는 자괴감이 생기는군요.

마음을 추스리고 나서 작업하고 있던 게임의 중문화 롬에 한국어 대사를 삽입해볼까
생각을 해봤는데 이건 도저히 안되겠네요.
원본 게임과는 전혀 다른 생뚱맞은 타이틀 화면으로 수정되어 있지를 않나, 이름 입력부분을 이상하게 바꿔놓지를 않나 마음에 안드는 부분이 여러 개 있어서 중문화 롬은 써먹지를 못하니 더욱 더 멘탈이 박살나는 것 같습니다. 흑흑흑 ㅠㅠ

일단 지금하고 있던 한글화 작업은 때려치우고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 면밀하게 사전 조사를 하고 계획을 세워야겠습니다.